'아침 식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중요하다.
다짜고짜 중요하다니. 그렇지만 그것이 사실이다. 아침 식사가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훌륭한 방법이라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침 식사에는 중요한 기능들이 많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한 가지'를 꼽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특히 공부나 일을 많이 하거나, 정신 노동을 하는 사람들, 뇌 건강을 생각해야 하는 고령자들은 주목하길 바란다.
아침 식사가 뇌의 건강에 아주 중요하다
뇌는 죽을 때까지 24시간 활동하는 장기이다.
깨어 있는 동안에는 생각하고, 움직이는 모든 활동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우리가 자는 동안에는 신체의 기관을 재정비한다. 뇌도 피로 물질을 씻어내는 정비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렇듯 뇌는 몸의 생체 시계를 조절하는 핵심 기관이다.
24시간 365일 살아있는 동안 단 1초도 쉬지 않고 일하는 '뇌'가 사용하는 영양소는 오직 단 하나, 포도당이다.
저녁부터 아침까지 쉬지 않고 움직이는 뇌의 연료인 포도당을 넣어주는 것이 바로 아침 식사인 것이다.
아침 식사, 중요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래서 아침을 거르게 되면 뇌 세포로 가는 포도당이 적어져서 뇌의 기능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포도당이라고 하면 기억력과 관련된 아세틸콜린이라고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침을 거르게 되면 집중력, 작업 수행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에 한 연구에서 아침 식사와 수능 성적 간의 관계를 조사를 한 적이 있으며 매일 아침 식사를 먹었던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은 학생들의 점수보다 평균 20점이 높았다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아침 식사가 머리를 쓰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침 식사를 매일 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면 당뇨, 심장 질환 같은 만성 질환의 발병 위험도 낮춰준다. 위장을 비운 채 하루를 시작하게 되면 지방이 축적되기 쉽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심장병의 위험도 높아지고 제2형 당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인슐린 저항성이 아침 식사를 굶는 사람에게 더 많이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아침 식사를 굶게 되면 점심과 저녁 때에 더 많이 먹게 돼서 살찔 위험도 높아진다.
아침 식사는 우리 장 내 유익균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장 내 유익균도 24시간의 리듬으로 활동한다는 사실 알고 있는가? 어떤 유익균은 저녁에 활동하여 졸리게 하는 물질들을 분비하고, 어떤 균들은 낮의 활력에 필요한 물질들을 만들어내면서 내 몸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그런데 아침 식사를 거르게 되면 이러한 균들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해서 생체 리듬이 깨지게 된다. 낮에 졸음이 쏟아지기도 하고, 하루 종일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지기도 한다.
이렇듯 아침 식사는 한 끼 식사의 의미를 넘어서 하루를 시작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그런데 아침에는 시간도 없고 입맛도 없어서 대충 허기만 때우는 사람들도 많고 또 반대로 정말 잘 챙겨야 한다고 생각해서 매번 아침 식사를 챙기는 사람도 식사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뇌를 저해하는 음식을 먹기도 한다.
그래서 뇌를 무기력 하게 만드는 아침 식사를 소개하려고 한다.
1. 씹지 않는 음식
건강을 위해 채소나 과일을 갈아서 먹는 사람들이 있다. 과일과 채소는 건강식이니까 여러 가지를 섞어서 갈아서 먹으면 더 건강할 거라고 믿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과일을 그대로 먹는 것과 갈아서 마시는 것은 아주 큰 차이가 있다.
과일을 갈아서 마시게 되면 영양소의 흡수 속도를 늦춰주는 불용성 식이섬유가 많이 파괴 되면서 과일에 들어있는 과당이 빠르게 흡수되고 혈액에 너무 많은 포도당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게 된다. 매일 과일을 갈아 먹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고, 포도당을 처리하는 간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과일을 먹을 때 편하다고 갈아서 먹는 것보다는 씹어서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을 기억하자.
씹어서 먹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뇌를 자극 한다.
씹는 동작으로 턱이 많이 움직이게 되면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늘고 뇌에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증가하게 된다. 또, 음식을 씹을 때 귀밑샘에서 분비되는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파로틴은 혈관의 신축성을 높이고 백혈구 기능을 활성화해서 혈압이나 동맥경화에 효과적이고 면역력을 향상하며 뇌 노화와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음식을 씹을 때 나오는 침으로 분비되는 신경 성장인자는 신경세포의 회복을 촉진하고 뇌신경 기능을 회복시켜서 뇌가 노화하는 것을 방지한다. 그래서 제대로 씹지 못하면 타액 분비량이 줄어들고 그 결과 NGF가 줄어들어 뇌의 노화가 가속화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유럽에서는 알츠하이머로 치매를 앓는 사람의 뇌에 NGF를 직접 투여한 결과 인식 능력이 개선되었다는 연구 보도도 있다.
그러므로 잘 씹어서 침이 많이 나오기만 해도 뇌의 노화가 되는 것을 막고 치매의 위험을 확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곧 아침 식사는 두유, 우유, 과일주스 같은 후루룩 마시는 것보다는 과일, 채소, 곡물을 꼭꼭 씹어서 먹는 것이 좋겠다.
2. 희고 단 음식
설탕과 정제된 탄수화물을 이야기한다.
백미, 밀가루 같은 음식은 정제 과정에서 섬유질이 사라지고 녹말만 남은 형태를 말한다. 설탕이나 정제 탄수화물은 쉽게 분해, 흡수되어서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음식이다. 혈당이 빨리 올라가게 되면 인슐린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는 상태가 된다. 이 상태가 매일 반복된다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되고 이 역시 뇌 활동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특히 오랜 시간 공복 뒤에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백미를 먹게 되면 혈당의 상승폭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아침 식사로는 절대주의해야 한다. 여기에 과도한 당분까지 더해지면 중성지방으로 전환되어 뇌혈관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고, 뇌의 식습관을 관장하는 조절 중추를 파괴해서 계속 단 음식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아침은 가급적 달지 않은 통곡물이나 채소 위주의 음식을 먹는 것이 뇌를 쌩쌩하게 만드는 비결이 될 것이다.
3. 단백질이 없는 식단
뇌의 에너지는 포도당인데 단백질이 뇌와 무슨 상관?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이때 단백질이 근육의 재료로 쓰이게 된다. 다시 말해 아침 식사로 먹는 단백질이 다른 대에 먹는 단백질보다 근육으로 쓰일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근육이 충분해지면 노화 속도가 늦춰지게 되고 뇌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포도당의 수치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 체온을 유지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아침 식단에는 두부, 계란, 요구르트, 치즈 등의 단백질 음식을 꼭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4. 포화 지방
동물성 지방이나 튀긴 음식, 마가린 같은 트랜스 지방을 아침으로 많이 먹는 것은 옳지 않다.
동물성 지방이나 트랜스 지방을 지나치게 많이 먹게 되면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에 직접적인 손상을 주게 되고 또 뇌의 혈액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뇌졸중, 치매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뇌의 식습관을 관장하는 조절 중추에 문제가 생겨서 뇌가 과식이나 폭식에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실제로 지방과 당분이 많은 식사가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의 기능에 손상을 유발해서 먹은 음식에 대한 기억을 잊고 배가 가득 찬 상태인데도 음식을 더 찾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 연구에서 또 하나 재미있었던 사실은, 고지방, 고당분 식사를 했던 실험 참가자들이 실험이 끝난 이후 평소의 식습관으로 돌아간 후 3주가 지나서 같은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해마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단 음식, 튀긴 음식, 동물성 지방의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도 지금부터 통곡물, 단백질, 건강한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으로 바꾼다면 내 뇌를 좀 더 젊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오늘부터라도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식사를 시작하자.
아침은 특히 뇌를 건강하게 하는 음식을 선택하도록 하자.